[보도] 신아sb 터 마침내 개발구역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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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3-07-05 13:38본문
싸이트플래닝건축사사무소에서 국제공모로 참여하여 당선되어 수행하고 있던 [통영 폐조선소 재생 마스터플랜 및 조사설계]의 개발구역이 도시계획위원회를 드디어 통과하여 지정되었습니다. 2019년부터 4년 3개월동안 도시건축실에서 끝까지 마무리 해주셨습니다. 진심으로 수고많이 하셨습니다.
출처 : 경남도민일보 23.04.10
도천동 일대 신아sb 폐업 이후 공동화 현상
2017년 도시재생뉴딜사업 선정에 부푼 꿈
행정 절차 늦어지며 사업 지연, 규모도 축소
'토양 오염 정화 작업' 여전히 난관으로 남아
'통영 폐조선소(신아sb) 도시재생사업'이 여전히 걸음마 수준에 머물러 있다. 행정 절차 가운데 큰 산 하나를 넘긴 했지만, 여전히 토양 오염 정화 난관에 부닥쳐 있다. 즉, 사업은 애초 계획보다 4~5년가량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세계적인 문화·관광거점'이라는 거창했던 구상도 대폭 쪼그라들어 추진될 전망이다.
◇'세계적인 문화·관광 공간' 꿈 부풀었지만 = '통영 폐조선소 도시재생사업' 핵심 배경은 신아sb 조선소다.
신아sb는 통영 향토 기업이었다. 이 조선사는 1946년 멸치잡이 배 등 소규모 어선 건조로 시작했다. 이후 1970~1980년대 격변의 시간을 보내면서도 중견 업체로 성장했다. 1980년대 말 시장 매물로 나왔지만, 손 내미는 곳이 없었다. 그러자 지역민과 임직원들이 200만~1000만 원씩 부담해 이곳을 인수했다.
신아sb는 정유·화학 운반선 건조에 집중하며 '시민 회사' 한계를 돌파했다. 2000년대 중반 수주 잔량 기준 세계 10대 조선소에 이름 올리기까지 했다. 하지만 경영진의 금품 로비 등과 같은 비리, 세계 금융 위기로 휘청했다. 법정관리 끝에 결국 2015년 11월 파산하며 역사 뒤안길로 사라졌다.
통영시 도남동 일대는 수천 명이 일하던 신아sb 침몰로 상권 쇠락 후폭풍을 맞았다. 신아sb 폐조선소 활용 문제가 대두했다. 경남도·통영시는 2016년 11월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개발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확실한 계기는 이듬해 마련됐다. '통영 봉평지구 도시재생사업'이 2017년 12월 국토교통부 도시재생뉴딜사업에 선정됐다. 문재인 정부 도시재생 뉴딜사업 가운데 '전국 1호 경제기반형'이었다.
통영시 도남동 신아sb 옛 터에는 골리앗 크레인, 도장 공장 등 조선소 시설물이 그대로 남아 있다. 통영시는 '폐조선소 도시재생사업'에서 이러한 구조물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신아sb 폐조선소 활용을 핵심으로 한다. 정부·경남도·통영시는 2023년까지 통영시 도남로 195 일원 50만 9687㎡(신아sb 14만 5000㎡ 포함)를 세계적인 문화·관광거점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거론된 시설은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과 같은 랜드마크 건축물 △아쿠아리움·쇼핑몰·숙박시설 △크루즈·마리나 창업센터 △기업 지원 융복합 연구개발센터 등이었다.
사업비는 국비 250억 원, 지방비 471억 원, 부처 연계 2020억 원, LH 1200억 원, 민간 7100억 원 등 총 1조 1041억 원이었다.
LH는 사업 공동 시행자로 나서 2018년 4월 신아sb 조선소 터를 매입했다. 경남도-통영시-LH는 통영 폐조선소 재생 기본 협약을 체결했고, LH는 국제공모로 '캠프마레'라는 계획안을 내놓았다.
LH는 신아sb 옛 본관을 재단장해 2019년 12월 '리스타트플랫폼'이란 이름으로 창업·카페·전시공연 공간을 마련했다. 지역민들은 구도심 옛 영광 재현 기대에 부풀었다.
문제는 이후부터였다. 2020년 하반기부터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 절차가 더디게 진행됐다. 경남도 공동위원회(도시계획·경관)는 용지 위치, 건폐율·용적률, 경관 등과 관련해 지적했고, 이를 보완·조율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토양 오염 문제도 불거졌다. 옛 조선소 땅은 최대 7m 깊이까지 구리·카드뮴·비소·납·아연 등 각종 중금속에 오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하수에서도 정상 기준치를 크게 웃도는 수준의 오염 물질이 검출됐다. 오랜 세월 비포장 상태에서 선박 건조와 도장·수리 작업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통영 폐조선소 토양정화사업 민관협의회'가 구성됐지만 민과 관의 견해차가 컸다. 폐조선소 사업은 이런 상황에서 3년 가까이 진척 없는 시간을 보냈다.
통영시 도남동 신아sb 터는 2015년 폐업 이후 방치돼 있다
◇토양 오염 정화 등 난관 여전 = 최근 통영시 간부회의 자리에서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폐조선소 사업이 지지부진했던 행정 절차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경남도 공동위원회(도시계획·경관)는 재심의에서 '폐조선소지구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을 조건부로 받아들였다. 통영시 관계자는 "조건부 내용은 큰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다"며 "막혀 있던 큰 절차 하나를 넘은 것"이라고 밝혔다.
통영시는 이달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수립 고시 △봉평지구 도시재생활성화계획 4차 변경 고시를 진행한다. 그리고 올해 실시계획 인가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토양 오염 정화는 아직 손도 못 댄 상태다. 지금까지 토양정화사업 민관협의회가 논의를 이어왔다. 사업 공동 시행자인 LH는 비용 문제와 사업 진행에 방점을, 주민들은 더 엄격한 정화에 초점을 맞췄다.
즉 LH는 토양환경보전법에 따라 △1지역(주거지역) △2지역(임야·하천·체육용지 등) △3지역(공장·도로·철도 등)으로 나눠 토양 정화를 하겠다는 것이고, 지역민은 모든 정화 작업을 '1지역 기준'에 맞춰 엄격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통영시는 사업 공동 시행자이면서 토양 오염 정화에서는 인허가권자다. 통영시는 좀 더 높은 수준의 정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LH-통영시-주민 간 협의가 계속 필요한 상황이다
신아sb 옛 본관과 별관은 재단장돼 '리스타트플랫폼' '한국예술영재교육원 경남통영캠퍼스'로 활용되고 있다.
강성중(통영1) 도의원은 지난달 도의회 도정질문 자리에서 이를 꺼내 들었다. 강 의원은 "폐조선소 토양 오염 정도가 생각보다 굉장히 심각하다"며 "주민들과 이용자 안전을 위해서라도 정화 작업은 최대한 많은 구역에서 최고 수준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허동식 경남도 도시주택국장은 답변자로 나서 "도에서도 협의와 중재해 잘 진행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통영시 도시재생과 관계자는 "가능한 범위 내에서 계속 조율해 나갈 계획"이라며 "정화 작업 착수 시기는 올 하반기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화 작업은 시작되더라도 2년 가까이 소요될 전망이다. 토지 오염 정화가 끝나야 계획된 시설이 착공에 들어갈 수 있다.
실제로 통영시는 사업 조성 착공 시기를 2025년 6월, 완공 시기를 2027년 12월로 잡고 있다. 토지 오염 정화가 순조롭게 진행된다 하더라도, 전체 사업 완공은 애초 계획보다 4년 늦어지는 셈이다.
사업 규모도 대폭 축소됐다. 전체 사업비는 애초 1조 1000억 원에서 6896억 원으로 줄었다. 분담 규모는 △국비 등 재정 보조 417억 원 △LH 1200억 원 △통영시 303억 원 △부처 연계 496억 원 △민자 4480억 원이다. LH가 계획한 전체 사업비는 이 보다 더 줄어든 5417억 원이다.
콘텐츠 또한 애초보다 힘이 빠진 분위기다. 랜드마크 건축물, 아쿠아리움, 쇼핑몰 등이 거론된 것과 달리 구체적으로 확정된 게 없다. 현재는 주거지역·공원 등 큰 틀에서 용도별로 구분해 놓은 상황이다. 그리고 신아sb 이름이 남아 있는 골리앗 크레인과 구조물을 활용하겠다는 정도다.
통영시 관계자는 "사업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구도심을 비롯한 통영 경제 활성화를 위해 조속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